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Tech Savvy Senior

일상 나누기

by 황혜정 2020. 10. 19. 22:55

본문

매주 복지센터로 자원봉사를 간다.

 

내가 맡은 역할은 바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Tech Savvy Senior로 만들어 드리는 것.

 

 

Tech Savvy란 최신 기술에 능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물론 말 그대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우리가 소위 말하는 'Tech Savvy'로 만들어 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분들이 일상생활에서 최신 기술을 조금 더 누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다.

 

 

- 테크충인 나에게 전자책은 이미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 -

 

 

요즘은 Zoom 프로그램의 설치를 도와드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시대의 변화로 인해서, 다양한 행사 및 정보 공유 세션이 Zoom을 통해서 열리기 때문이다.

 

Zoom이라는 도구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 도구를 얻지 못하고 혹은 얻는다 하여도 사용할 줄 몰라서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100층짜리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무엇인지 모르고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엘리베이터가 무엇인지 배우고,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게 되면 그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가 펼쳐진다.

매일 다리의 힘으로만 이용해서 건물을 오르내렸기 때문에, 각 사람의 신체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그 건물 전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로 손쉽게 100층으로 가서 바라보는 야경은 얼마나 감격스럽고 달콤할지 상상이나 가겠는가?

 

 

 

상대적인 박탈감이 많이 느껴지실 것 같다.

 

누구나 쉽게 다루고 보편화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기술이 접목된 상황에서는, 누군가는 이 것을 사용할 줄 모른다는 전제는 깔려있지 않는 것 같다.

마치, 일반인들은 쉽게 오르내리는 버스의 계단을 보며 이것이 당연하다는 듯, 왜 휠체어를 탄 분들이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지 잘 생각 못하는 듯 말이다.

 

 

 

어떤 어르신들의 폰에는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것들이 가득하게 대기하고 있다.

자잘한 앱 뿐 아니라 굵직한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젊은 사람들의 경우 쉽게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해결되는 부분인데, 해결하지 못하여서 늘 가지고 계시는 것이다.

허나 더 슬픈 것은, 그걸 쉽게 물어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문득 한국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이 어르신들에게는 그래도 이런 것을 해드릴 누군가가 있는데,

정작 한국에 계신 엄마 아빠는 그러시지 못하니 말이다.

순간 죄송한 생각도 들고,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얼른 AI의 발달과 순간이동 기술의 발달로,

공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공간을 이동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보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던 보러 갈 수 있도록.

 

 

 

'일상 나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과 '꿈'  (0) 2020.10.22
식물  (0) 2020.10.21
한국어  (1) 2020.10.18
비오는 날 밤  (0) 2020.10.17
  (0) 2020.10.16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