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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누기

by 황혜정 2020. 10. 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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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루어질까"

 

- GOD 길 중에서 -

 

 

 

같은 곡 그리고 같은 가사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처해진 상황과 당시의 생각들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고 했던가.

 

10대와 20대의 내가 이 곡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저 좋은 리듬과 흡입력 있는 가사 때문에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고 넘어갔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느 덧 30대를 달리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 곡을 다시 들었을 때는 망치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알 수 없게도' 말이다.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지금 이 길.

두 발로 걷는 길 말고, '혜정'이라는 존재가 나 자신이라는 흔적을 만들어가며 걸어가는 지금 이 길.

돈, 명예, 커리어, 지식.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 순간 작은 혼란이 오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가 나 자신의 발걸음을 멈춘 순간, 바쁘게 걸어가던 주변 사람들과 잠시간이지만 그들과 나 사이의 공기의 흐름이 달라짐을 느꼈다.

'멈춤'을 공기의 흐름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내가 지금 두 발로 걸어가는 이 길에는 분명한 목적지가 있었지만,

그 장소에서 쓰여지는 나의 시간과 나의 노력의 목적지가 정말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순간 들었다.

 

 

 

30대, 40대, 50대, 60대까지 어렴풋하지만 분명한 계획이 나에게는 있다.

 

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졌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나마 내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한 계획들로 인해 내가 정말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 어디로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거였을까? -

 

"나는 무엇을 꿈 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인가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노래의 가사와 같은 물음이 내 머릿속에서 도돌이표처럼 되뇌어진다.

하지만, 일단은 이 길을 걸어가 봐야만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난 오늘도 걸어간다.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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