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루어질까"
- GOD 길 중에서 -
같은 곡 그리고 같은 가사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처해진 상황과 당시의 생각들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고 했던가.
10대와 20대의 내가 이 곡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저 좋은 리듬과 흡입력 있는 가사 때문에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고 넘어갔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느 덧 30대를 달리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 곡을 다시 들었을 때는 망치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알 수 없게도' 말이다.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지금 이 길.
두 발로 걷는 길 말고, '혜정'이라는 존재가 나 자신이라는 흔적을 만들어가며 걸어가는 지금 이 길.
돈, 명예, 커리어, 지식.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 순간 작은 혼란이 오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가 나 자신의 발걸음을 멈춘 순간, 바쁘게 걸어가던 주변 사람들과 잠시간이지만 그들과 나 사이의 공기의 흐름이 달라짐을 느꼈다.
'멈춤'을 공기의 흐름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내가 지금 두 발로 걸어가는 이 길에는 분명한 목적지가 있었지만,
그 장소에서 쓰여지는 나의 시간과 나의 노력의 목적지가 정말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순간 들었다.
30대, 40대, 50대, 60대까지 어렴풋하지만 분명한 계획이 나에게는 있다.
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졌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나마 내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한 계획들로 인해 내가 정말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나는 무엇을 꿈 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인가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노래의 가사와 같은 물음이 내 머릿속에서 도돌이표처럼 되뇌어진다.
하지만, 일단은 이 길을 걸어가 봐야만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난 오늘도 걸어간다.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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